글번호
86328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하려면(2023.05.03)-김용석(반도체공학회 부회장)

수정일
2023.05.10
작성자
조기취업형계약학과
조회수
601
등록일
2023.05.10

external_image

이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크게 세 가지 추진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삼성이 유념해야 할 사안이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는 서비스 사업이다. 시장인 제품(세트)과 고객인 팹리스를 늘 바라보아야 한다. 메모리와는 다르다. 고객 확보에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팹리스 선두주자인 퀄컴을 위협할 만큼 커진 팹리스인 대만의 미디어텍 성공 요인을 보면 답이 보인다. 2020년 이후 5G라는 스마트폰 통신규격 변화 시기에 5G 칩을 가장 빠르게 오포·비보·샤오미 등 스마트폰 기업에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스마트폰과 통신 시스템을 잘 아는 팹리스(미디어텍)와 파운드리(TSMC)와의 밀접한 협력관계가 성공 요인이다.

미디어텍이 시스템의 기능과 성능을 구현할 때 TSMC의 우수한 공정을 사용해 도움이 됐다. 좋은 설계를 가지고 있더라도 파운드리와 협업이 없다면 성과를 낼 수 없는 것이 시스템반도체 산업 구조이다. GPU(그래픽 처리 장치) 최고 기업인 엔비디어도 스타트업 시절부터 TSMC와 가까운 고객이다.

삼성은 큰 물량 위주로 고객을 받다 보니, 미래의 잠재고객인 스타트업이나 대학연구실을 놓친다. 국내외 단기와 중장기 고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차별화된 시스템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차별점을 반영하는 스타트업 시스템 기업이나 대학 연구실을 키우고 초기부터 좋은 협력관계를 가져야 한다. 적은 물량이라도 제조해 주고 그들과 함께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에 뛰어난 팹리스가 생겨야만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둘째, 대학이 주관해야 할 체계적인 인력 양성이다. 인력은 반도체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인력 부족이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발생한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우수 학생의 공대 진학이 줄어든 지 벌써 20년 이상이 됐다. 우수한 학생이 반도체 분야로 많이 올 수 있는 유인책도 필요하다.

인력 양성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양보다는 질이다. 기업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대학은 실무형 반도체 인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설계·전공정·후공정(패키징) 분야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전자공학·소프트웨어·물리학·화학·신소재·산업공학 등 관련된 많은 전공분야 학과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반도체학과라 명시된 학과만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대학원 반도체 교육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설계 분야는 사양을 정하고 시스템 설계부터 반도체 구현을 해서 칩을 만들어 보고, 칩 테스트까지 실전 프로젝트를 필수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에서 제대로 활용 가능한 인력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공정과 소재 분야도 실험과 실습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용수·전기 등 인프라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최근 SK하이닉스가 2019년 120조원 투자를 발표했지만, 용수 시설 구축 관련 여주시의 인허가 협의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1월에야 해결되면서 2027년이 돼야 공장이 가동될 전망이다. 반도체는 속도전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안은 방향성이 좋다. 단순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되고 정부·기업·대학이 각자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한국이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철저한 실천 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길 바란다.

참조 : [시론]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성공하려면 | 중앙일보 (joongang.co.kr)